통계청이 2026년 7월 22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897만원, 하위 20%(1분위)가 112만원. 5분위 배율이 8.01배로 나왔다. 전년 동기 7.87배 대비 0.14배 확대. 소득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5분위 배율 8배가 넘는 게 최근 5년 중 세 번째 사례다. 소득 격차 5분위 배율이 왜 다시 확대되고 있는지, 이 격차가 소비·자산 시장·정책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풀어본다.
5분위별 소득·지출 실체
| 분위 | 처분가능소득 | 월평균 지출 | 흑자·적자 |
|---|---|---|---|
| 1분위 (하위 20%) | 112만원 | 145만원 | -33만원 (적자) |
| 2분위 | 241만원 | 256만원 | -15만원 (적자) |
| 3분위 | 378만원 | 361만원 | +17만원 |
| 4분위 | 536만원 | 478만원 | +58만원 |
| 5분위 (상위 20%) | 897만원 | 645만원 | +252만원 |
표에서 두 가지 지점이 눈에 띈다. 첫째, 1·2분위는 적자 가구. 처분가능소득보다 지출이 많다. 저축은커녕 자산 축소 상태다. 둘째, 5분위 흑자 폭이 252만원. 3분위 흑자(17만원)의 약 15배다. 자산 형성 여력의 격차가 소득 격차(8배)를 훨씬 넘어선다.
흑자 = 저축·투자 여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분위와 1·2분위의 자산 형성 속도 차이가 매년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게 한국 가계의 자산 격차가 소득 격차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구조적 원인이다.
5분위 배율 5년 흐름
5분위 배율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5년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21년 1분기 5.68배 → 2022년 6.62배 → 2023년 7.24배 → 2024년 7.65배 → 2025년 7.87배 → 2026년 8.01배. 5년 연속 상승 흐름. 5년 사이 배율이 2.33 확대됐다.
확대의 세 원인을 KDI가 짚는다. 첫째, 자산 소득 격차. 부동산·주식 상승이 5분위에 집중돼 자산 소득이 격차를 벌렸다. 둘째, 노동 시장 이중구조.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지속 확대. 셋째, 고령화. 소득이 없거나 낮은 고령 1인·부부 가구가 하위 분위에 편입되면서 하위 소득 수준이 정체.
이 세 원인이 모두 구조적이라 단기 정책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5분위 배율이 앞으로도 8배 안팎에서 유지되거나 소폭 확대될 전망이라는 게 KDI의 예측이다.
OECD 지니계수 비교
5분위 배율은 한국 통계 특화 지표라 국제 비교가 쉽지 않다. 국제 비교에는 지니계수를 쓴다. 통계청 2025년 지니계수 발표를 보면 한국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가 0.331. OECD 평균(0.315)보다 소폭 높다.
OECD 회원국 순위로 보면 한국은 회원국 38개 중 지니계수 상위 12번째. 미국(0.375), 영국(0.348), 이탈리아(0.339)보다 낮지만 독일(0.296), 프랑스(0.298), 일본(0.334)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지니계수의 특이점은 시장소득 지니계수(정부 재분배 전)와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재분배 후)의 격차가 OECD 평균보다 작다는 점이다. OECD 평균은 시장 0.470 → 재분배 후 0.315로 0.155포인트 감소. 한국은 시장 0.402 → 재분배 후 0.331로 0.071포인트 감소에 그친다. 정부 재분배 효과가 절반 수준이다.
이게 시사하는 게 있다. 한국이 시장소득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재분배 정책이 약해서 최종 처분소득 격차는 OECD 평균과 비슷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재분배 정책 강화 여지가 큰 나라라는 결론이 뒤따른다.
정책·시장 파장
5분위 배율 8배 돌파가 정책에 어떻게 들어오는지 셋으로 정리된다.
첫째, 세제개편안에서 재분배 강화 카드 검토. 7월 말 세제개편안에서 근로장려금(EITC) 확대, 저소득층 소득공제 상향 등이 논의 중이다. 다만 세수 결손 여건에서 재분배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다.
둘째, 소비 시장 이중화 심화. 5분위 흑자 252만원과 1·2분위 적자 조합은 소비 시장 이중화를 만든다. 프리미엄 시장(강남 백화점·수입차·해외여행)과 저가 시장(편의점·저가 유통)이 동시에 성장하고 중간 시장은 침체하는 K자형 소비 패턴이 지속된다.
셋째, 자산 격차 확대의 지속. 5분위 흑자 저축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주식·해외 자산으로 유입된다. 저축·투자 여력이 없는 하위 분위는 자산 형성에서 매년 뒤처진다. 세대 간 자산 이전(상속·증여)이 자산 격차를 세대 간에도 고착시킨다.
가계가 점검할 셋
첫째, 본인 가구가 5분위 배율 어디에 위치하는지 확인.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897만원 이상이면 5분위, 536만원 이상 4분위, 378만원 이상 3분위, 241만원 이상 2분위, 그 이하 1분위. 본인 위치 인식이 자산 형성 전략의 출발점이다.
둘째, 흑자·적자 여부에 따라 전략 분화. 3분위 이상 흑자 가구라면 흑자를 저축·투자 자동이체로 고정. 1·2분위 적자 가구라면 지출 구조 재점검이 자산 방어의 출발점. 저축·투자보다 부채 관리(고금리 부채 상환)가 우선순위.
셋째, 정부 재분배 정책 활용 여부 확인. 근로장려금(EITC), 자녀장려금(CTC), 저소득층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 재분배 제도의 본인 해당 여부를 매년 국세청·복지로에서 확인. 한국 재분배가 약한 만큼 개별 가구가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5분위 배율 8.01배는 소득 격차의 실체지만 자산 격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 격차가 구조적이라는 게 KDI·OECD의 결론이다. 본인 가구가 어느 분위에 있고 흑자·적자 어느 쪽인지를 인식하는 것이 자산 형성 전략의 출발점이다.
참고 출처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26.1Q (2026.7.22): https://kostat.go.kr/
- 통계청 지니계수·소득분배지표: https://kostat.go.kr/
- 한국개발연구원(KDI) 소득분배 분석: https://www.kdi.re.kr/
- OECD Income Distribution Database: https://www.oecd.org/
- 보건복지부 복지로: https://www.bokjiro.go.kr/
- 국세청 근로장려금 안내: https://www.nt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