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신규 가입이 끊긴 지 6개월이 지났다. 2025년 12월 말로 가입 창구가 닫혔고, 6월 들어 후속 카드로 청년미래적금이 들어왔다. 그 사이 정작 별로 회자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청년도약계좌 첫 가입 코호트가 36개월 운용 시점을 막 넘겼다는 사실이다.
2023년 6월 출시 당시 정부가 내세운 약속은 분명했다. 5년간 매월 70만원씩 자유 적립하면 본인 4,200만원 + 정부 기여금 + 비과세 이자가 더해져 만기에 5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받는다는 것. 다만 이 그림은 모든 변수가 가정대로 맞아떨어졌을 때 그려지는 것이다. 첫 코호트가 만기까지 2년이 남은 지금, 가입자들이 실제로 어디까지 와 있는지, 5천만원에 닿을 수 있는지를 데이터로 따져볼 만한 시점이 됐다.
운영 데이터 — 한도 70만원에 닿는 가입자는 소수
서민금융진흥원이 2025년 말 신규 가입 종료를 발표하면서 함께 정리해 둔 운영 현황을 보면, 누적 가입자 수가 약 100만 명을 넘긴다. 이 중 매월 적립을 그대로 끌고 가는 가입자는 70~75% 정도다. 나머지 25% 안팎은 일시 정지 상태이거나 이미 중도 해지로 빠졌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평균 월 납입액이다. 정부가 가정한 한도 70만원에 닿는 가입자는 한 자릿수 비중에 가깝다. 전체 평균은 45~50만원선이다. 청년 평균 실수령액이 220~280만원이라는 점을 깔고 보면, 70만원을 5년간 통장에 박는 건 본인 저축률 25~32%가 나와야 가능한 얘기다.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20~30대 청년의 월평균 저축액은 80~120만원선이다. 청년도약계좌 하나에 한도 풀로 70만원을 몰아넣을 여력이 있는 청년은 평균 이상 소득 구간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이 평균 납입액을 그대로 깔고 만기 추정액을 시나리오로 나누면 정부가 내세운 5천만원이 누구에게 그대로 들어맞는지가 보인다.
| 가입자 유형 | 월 평균 납입 | 정부 기여금 누계 | 5년 후 추정 수령액 |
|---|---|---|---|
| 적극 가입자 (한도 풀) | 70만원 | 약 198만원 | 약 5,000만원 |
| 평균 가입자 | 50만원 | 약 142만원 | 약 3,600만원 |
| 소액 가입자 | 30만원 | 약 85만원 | 약 2,200만원 |
평균 가입자를 기준으로 보면 만기 수령액이 정부 약속의 72% 수준에 머문다. 한도를 풀로 채운 적극 가입자만 5천만원 가까이에 닿는다. 정부 약속은 거짓이 아니지만, 그 약속이 실현되는 청년은 가입자 중 일부라는 얘기다.
중도 해지율 — 청년희망적금 60%에서 얼마나 더 빠질까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은 5년 만기를 채워야 100% 받는다. 중도 해지하면 기여금이 회수되거나 일부만 떨어진다. 이게 청년도약계좌의 가장 큰 변수다.
비교할 만한 사례가 있다. 청년희망적금은 2022년 2월 출시, 2년 만기. 2024년 2월에 첫 만기 도래. 서민금융진흥원의 결산 데이터를 보면 만기 시점까지 끌고 간 가입자 비중이 약 60%였다. 40%가 중간에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로 두 배 이상 길다. 만기 유지율이 청년희망적금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4년 청년 정책 평가 보고서는 이 점을 좀 더 직설적으로 짚는다. 청년 자산형성 정책의 만기 유지율이 5년 단위에서는 평균 50%대를 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청년의 평균 이직 횟수, 결혼·이사 같은 라이프 이벤트, 갑작스러운 의료비·가족 위기 같은 변수가 5년 동안 누적되면 어디선가는 통장이 깨진다는 얘기다.
이걸 적용해서 다시 계산하면, 가입자 100만 명 중 5년 만기까지 완주해 5천만원 약속을 그대로 가져가는 청년은 적극 가입자 가운데서도 절반 정도다. 전체 100만 명 중에서는 한 자릿수 만 명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일본 NISA 10년 데이터와 비교 — 한국의 출발은 어디쯤인가
청년 자산형성 정책을 먼저 끌어온 나라가 일본이다. 2014년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도입, 2024년 신NISA로 한도 확대. 일본 금융청의 2024년 가입 분석을 보면 20~30대 신규 가입자의 평균 납입액이 한도 대비 30~40% 수준에 머문다. 한국 청년도약계좌의 65~70%(50/70만원)는 이보다 높은 편이다.
다만 두 상품의 성격이 같지 않다. NISA는 인출 제한이 없는 비과세 투자 계좌고, 청년도약계좌는 5년 의무 보유 적금형이다. NISA는 한도를 안 채워도 페널티가 없지만, 청년도약계좌는 한도를 안 채우면 정부 기여금이 비례 감액된다. 그래서 한국 청년이 한도에 더 가까이 붙는다. 정책 설계 자체가 더 강제적이라는 얘기다.
흥미로운 비교 지점은 만기 유지율이다. NISA는 의무 보유가 없어 유지율 개념이 다르지만, 일본 금융청의 추적 데이터를 보면 가입 후 5년 시점에 적립을 그대로 끌고 가는 비중이 약 65%다. 한국 청년도약계좌의 추정 5년 유지율 50%보다 높다. 일본 청년의 소득 안정성이 한국보다 높은 게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시뮬레이션이 못 잡는 변수 셋
첫째는 청년미래적금 갈아타기다. 6월 출시된 청년미래적금은 3년 만기, 우대형 12% 기여. 청년도약계좌(5년, 정부 기여금 별도) 가입자가 미래적금으로 갈아타는 흐름이 일부 나올 수 있다. 두 상품을 동시에 가입할 수 없는 청년이 다수라, 갈아타면 도약계좌 중도 해지가 발생한다. 만기 코호트 추정에 변수가 하나 더 끼는 셈이다.
둘째는 정부 기여금 지급 안정성이다. 청년도약계좌의 정부 기여금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예산에서 나간다. 기획재정부의 2024~2025년 세수 결산을 보면 국세 수입이 예산 대비 약 8~12% 부족한 상태가 이어졌다. 일부 청년 정책 자금 예산을 조정하자는 논의가 2025년 하반기 국회에서 나왔다. 5년차까지 약속된 기여금이 100% 지급될지는 정부 재정 상황에 묶여 있다.
셋째는 시장 금리 변동이다. 청년도약계좌는 기본 적금형이지만 가입 시 변동금리 옵션을 선택한 가입자가 약 30% 정도다. 5년 운용 중 시장 금리가 인하 사이클로 들어가면 만기 수령액이 ±5% 변동한다. 한국은행이 2025~2026년 동결 또는 인하 기조로 가면 변동금리 선택자의 만기 수령액이 가정보다 줄어들 수 있다.
정리 — 5천만원 약속의 실제 사이즈
청년도약계좌가 약속한 5천만원은 거짓이 아니다. 다만 그 약속이 실현되려면 다섯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한다. 5년간 한도 70만원을 풀로 채울 본인 소득, 중간에 깨지지 않는 라이프 이벤트, 변동금리 옵션을 피한 가입 선택, 정부 재정의 안정적 기여금 지급, 시장 금리가 가정 범위 안에 머무는 환경. 다섯 가지가 다 맞아떨어지는 청년이 가입자 100만 명 중 얼마쯤일지는 만기가 도래해야 정확히 보인다.
지금 데이터로 추정하면 적극 가입자 + 5년 완주 케이스는 가입자 전체의 한 자릿수 비중에 머문다. 나머지 90%는 정부 약속 5천만원이 아닌 2,000~3,600만원 사이 어딘가에 도착한다. 정책의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평균 3,000만원의 자산을 청년이 5년 안에 만들 수 있게 끌어줬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그 숫자가 정부가 내세운 5천만원이 아니라는 점을 가입자도, 정책 평가하는 쪽도 짚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참고 출처
- 서민금융진흥원 청년도약계좌 운영 현황: https://ylaccount.kinfa.or.kr/
- 서민금융진흥원 청년희망적금 결산: https://www.kinfa.or.kr/
- 한국개발연구원(KDI) 청년 정책 평가 보고서: https://www.kdi.re.kr/
-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 청년 자산·소득: https://kostat.go.kr/
- 기획재정부 세수 결산 자료: https://www.moef.go.kr/
- 일본 금융청(FSA) NISA 가입 분석: https://www.fsa.go.jp/